최근 방영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방송인 유재석이 화학과 이계호 교수의 한 마디에 충격받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건강 상식으로 여겨져 온 “하루에 물 2L 이상 마시기”라는 통념에 대해 이 교수가 “하루에 물을 2L 꼬박꼬박 마시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집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발언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며 올바른 수분 섭취법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과연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 어떻게 마셔야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이계호 교수의 주장을 과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최신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물 권장량을 찾아보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물 2L' 신화에 대한 과학적 접근: 왜 일률적인 기준은 위험한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습관적으로 하루 2L의 물을 마시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계호 교수의 지적처럼, 이러한 일률적인 기준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없으며,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수분 균형은 개인의 체중, 나이, 활동량, 건강 상태, 그리고 심지어 계절과 기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준은 위험하다
‘2L’라는 숫자는 과거 미국 식품영양위원회(FNB)가 제시한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조차도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과일, 채소 등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에도 상당량의 수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오직 순수한 물만으로 2L를 채우려 한다면 과도한 양이될 수 있습니다. 신체가 필요로 하는 수분량은 다음과 같은 요소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체중: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합니다.
활동량: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은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므로, 앉아서 일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물을 보충해야 합니다.
건강 상태: 신장 질환, 심장 질환 등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환경: 덥고 건조한 날씨에서는 체온 조절을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므로, 물 섭취량을 늘려야 합니다.
과도한 수분 섭취가 부르는 위험: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
물 섭취량이 과도해지면 우리 몸의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나트륨은 우리 몸의 삼투압 조절에 필수적인 미네랄인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혈액이 희석되어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뇌의 부종을 유발하여 두통, 메스꺼움, 구토, 혼란, 심하면 발작이나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마라톤 선수처럼 짧은 시간 내에 격렬한 운동 후 과도한 물을 마시는 경우 종종 발생하며, 이는 과다한 수분 섭취의 심각한 부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나에게 맞는 '올바른 수분 섭취법' 가이드
그렇다면 어떻게 물을 마셔야 할까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권장하는 방법은 정해진 양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목마름'이라는 신체의 신호에 귀 기울이기
우리 몸은 수분이 부족하면 '갈증'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는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이며, 인체는 스스로 필요한 만큼의 수분을 요청하는 놀라운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건강한 방법입니다. 소변의 색깔도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소변이 맑은 노란색이라면 적절한 수분 보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호이며, 짙은 노란색이라면 수분 부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활 습관 및 상황에 따른 수분 섭취량 조절
자신에게 맞는 물 섭취량을 계산하는 간단한 공식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체중(kg) X 30~33ml"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인 사람은 하루에 약 1.8L의 물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준일 뿐,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는 조절이 필요합니다.
• 운동 시: 운동 30분 전 200~300ml, 운동 중 15분마다 100~150ml, 운동
후에도 충분히 수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고온 다습한 환경: 땀 배출량이 많으므로 평소보다 섭취량을 늘려야 합니다.
• 식사 시: 맵고 짠 음식을 먹었을 때 갈증이 심해지므로 물을 더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사례를 통한 이해 및 비교 분석
올바른 수분 섭취법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각기 다른 생활 패턴을 가진 두 사람의 사례를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사례: 운동선수 vs. 사무직 근로자
• A 씨 (운동선수): 하루 3시간씩 고강도 훈련을 합니다. 훈련 중 땀을 많이
흘리므로 하루 3L 이상의 물을 보충합니다. 훈련 전후, 그리고
틈틈이 물을 마시며 갈증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A 씨에게 3L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분 섭취량입니다.
• B 씨 (사무직 근로자): 대부분의 시간을 에어컨이 켜진 실내에서 앉아서
일합니다. 하루 운동량은 출퇴근 시 걷기가 전부입니다. B 씨에게
필요한 하루 수분량은 약 1.5L입니다. 의무적으로 2L를 마시려다가
오히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불편함을 느꼈고,
이제는 갈증이 날 때마다 마시는 습관으로 바꾸었습니다.
비교 분석표: '물 2L 신화'와 전문가 권장 방식

결론: 현명한 수분 섭취는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유재석과 이계호 교수의 대화는 단순히 재미있는 방송 에피소드를 넘어,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졌던 건강 상식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 2L'라는 일률적인 기준에 얽매이기보다,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생활 습관에 맞춰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수분 섭취는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이지만, 그 방법과 양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맹목적으로 물을 마시기보다, 목이 마를 때 한 잔씩 천천히 음미하며 내 몸에 필요한 만큼의 수분을 보충하는 습관을 들여보시기 바랍니다.